AI가 바꾼 뉴스룸, 기자들은 어떻게 적응하고 있나
단순 작업에서 해방되어 진짜 저널리즘에 몰두할 수 있게 됐다
과거처럼 빈 워드프로세서 앞에서 몇 시간씩 고민하던 시대는 지났다. 국내 언론사 편집실마다 AI 도구 활용이 일상이 됐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달 실시한 '언론사 AI 활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 언론사의 80%가 이미 AI 도구를 업무에 도입했다고 밝혔다. 대형 언론사는 100% 도입을 완료했고, 중형 언론사도 75%가 도입을 진행 중이다.
온라인 전문매체는 90%가 AI를 활발히 활용하고 있어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반면 지역 언론사는 45%가 도입을 검토 중인 상태로, 아직 관망하는 분위기다.
3시간 걸리던 기사, 1시간 만에 완성
서울에 위치한 A 일간신문은 AI 도구 도입 6개월 만에 놀라운 변화를 경험했다. 기사 작성 시간이 평균 3시간에서 1시간으로 67% 단축됐고, 하루 기사 생산량은 15건에서 45건으로 200% 증가했다.
오탈자 발생률도 0.8%에서 0.1%로 87% 감소했고, 팩트체크 시간은 1시간에서 15분으로 75% 단축됐다.
"AI가 초안을 작성해주면 기자는 취재와 분석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습니다. 단순 작업에서 해방되어 진짜 저널리즘에 몰두할 수 있어요."라고 김뉴스 A신문 편집부장이 설명했다.
부산 소재 B 지역방송은 AI를 활용한 실시간 뉴스 요약 서비스를 선보였다. 자동 스크립트 생성부터 AI 아나운서 목소리 합성, 다국어 번역, 하이라이트 추출까지 전 과정이 자동화됐다.
ChatGPT부터 Midjourney까지, 도구별 활용법
ChatGPT와 Claude 같은 생성형 AI는 주로 기사 초안 작성과 제목 최적화에 활용된다. 보도자료를 입력하면 SEO에 최적화된 기사 초안을 생성하고, 긴 인터뷰를 요약해주는 기능이 인기다.
Grammarly와 DeepL은 편집과 번역 업무에서 빛을 발한다. 실시간 문법 검사는 물론 매체별 톤앤매너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Canva AI와 Midjourney는 비주얼 콘텐츠 제작의 혁신을 가져왔다. 기사 내용에 맞는 썸네일을 자동으로 생성하고, 복잡한 데이터를 한눈에 보기 쉬운 인포그래픽으로 변환한다.
소셜미디어용 이미지도 플랫폼별로 최적화된 크기로 자동 제작되어, 편집 시간을 크게 단축시켰다.
생산성 향상의 이면, 기자 일자리는 어떻게 될까
AI 도입의 긍정적 효과는 분명하다. 시간 절약과 품질 향상은 물론 일관된 스타일 가이드 적용과 실시간 뉴스 대응 능력이 강화됐다.
멀티미디어 콘텐츠 제작도 용이해졌다. 텍스트를 영상이나 팟캐스트로 변환하고, 독자별 맞춤 뉴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AI 도입으로 인한 기자 구조조정 우려"를 표명했다. 단순 작성업무가 감소하면서 인력 재배치가 불가피하고, AI 활용 능력이 필수 역량으로 부상했다.
정보의 신뢰성 문제도 제기된다. AI가 생성한 잘못된 정보인 '할루시네이션' 현상과 학습 데이터의 편향성이 기사에 반영될 위험이 있다.
전문가들이 본 AI 저널리즘의 미래
박미래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AI는 기자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도구"라며 "더 깊이 있는 탐사보도와 분석 기사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신중 한국기자협회 회장은 "AI 도구의 편리함에만 의존하다 보면 기자 고유의 비판적 사고와 현장 감각을 잃을 수 있다"며 "균형잡힌 접근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해외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뉴욕타임스는 AI 기반 개인화 추천 시스템을, BBC는 AI 아나운서 음성 합성을, 로이터는 금융 정보 자동 기사화를 도입해 성과를 내고 있다.
2025년에는 스포츠 경기나 주식 정보 등의 완전 자동화와 실시간 팩트체크, 음성 기사 확산, AR/VR 뉴스 등이 예상된다.
성공적인 도입을 위한 가이드라인
전문가들은 단계별 도입을 권장한다. 1단계에서는 맞춤법 검사, 번역 등 단순 업무부터 시작해 기자들의 거부감을 최소화하고, 2단계에서 기사 초안 작성과 편집 과정 자동화로 확대한다.
3단계에서는 개인화 콘텐츠 제작과 예측 분석 기반 기획, 독자 인사이트 분석 등 고도화된 활용을 추진한다.
필수 가이드라인으로는 ✅ AI 생성 내용의 반드시 사실 확인 ✅ AI 활용 여부 투명한 명시 ✅ 저작권과 개인정보 보호 윤리 준수 ✅ 기자 대상 지속적인 AI 활용 교육이 제시됐다.
AI 뉴스 제작 도구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중요한 것은 AI를 두려워하거나 맹신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현명하게 활용할 것인가다.
성공하는 언론사는 AI의 효율성과 인간의 창의성을 조화롭게 결합하여 더 나은 저널리즘을 구현하고 있다. 앞으로도 기술과 인간이 상호 보완하는 뉴스룸 환경이 한국 언론의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